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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 제거의 중요성 Ⅰ(김지수 칼럼)

벨리시마 2017-04-03 17:21:06

본문

 
지난호에서는 세안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만약 몸을 씻는다고 가정해보면 클렌저로 세정하는 것 뿐 아니라 이태리 타월로 ‘때를 벗기는’ 경우가 많다. 왠지 모르게 때를 밀고 나면 피부도 보들보들하고 매끈해진 느낌이 들어 ‘제대로 목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얼굴은 어떨까? 얼굴을 이태리타월로 밀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얼굴에서도 ‘때를 미는’ 것과 같은 케어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 바로 ‘각질제거’이다. 각질제거와 관련해서는 무수한 ‘설’이 있다. 각질을 벗겨내야 할 얼굴의 ‘때’처럼 여기기도 하고, 각질제거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주당 각질제거 횟수까지 정해놓기도 하는가 하면 어디서는 각질제거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시중에는 세안제 못지않게 수많은 종류의 각질제거제가 있다. 각질제거는 홈케어부터 피부관리실, 병원에 이르기까지 스킨케어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에는 각질제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각질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피부는 표피와 진피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제일 바깥층인 표피는 각질형성세포, 색소와 관련된 멜라닌 세포, 그리고 면역을 담당하는 랑게르한스 세포가 존재하며 각질형성세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표피층은 제일 아래층인 기저층부터 순서대로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으로 구별하고 있다. 가장 아래인 기저층에 존재하는 각질형성세포가 계속 분열하면서 위로 올려 보내고 유극층을 지난 각질형성세포는 죽어서 핵이 없어지고 찌그러지면서 각질층을 이루게 된다. 피부의 제일 바깥에 존재하면서 외부와 닿는 이 각질층은 죽은 각질 형성세포와 사이사이에는 지질성분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몸을 보호해주는 장벽역할을 놀라울 정도로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각질층은 쓸모없는, 제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각질을 제거해도 되는 것일까?
 
실제로 젊고 건강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꼭 각질제거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정상적으로 4~6주가 지나면 모든 피부가 새롭게 바뀌게 되지만 세포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이지 한꺼번에 각질층 전체가 탈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만약 때를 너무 심하게 민다면 몸에 달라붙어 있는 오염물질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에 시원하겠지만, 실제로는 원래 떨어져나가야 할 각질층뿐 아니라 정상적인 피부장벽이 인위적으로 손상을 받게 된다. 이런 경우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저절로 허옇게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피부에 특별히 병적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피부가 건조한 경우에는 탈락해야 할 각질이 제때 탈락하지 못하고 늦어지게 되면 서로 덩어리져서 보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더 나아가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피부장벽이 약화되어 병적으로 건조한 아토피피부염의 경우에 각질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건선(마른버짐)과 같이 표피의 증식이 너무 빠른 경우에도 각질이 허옇게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각질이 허옇게 일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각질제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태에 맞게 스킨케어를 해야 하는 것이다. 건조해서 각질이 일어난 경우에는 보습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경우 과도한 각질제거는 피부에 자극을 주어 피부염이 생기거나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각질 제거는 왜 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여드름이 있는 경우 모공의 각질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 모공을 열어주려는 목적으로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두꺼워진 각질을 제거하여 피부결을 개선하거나 각질에 포함된 멜라닌 색소를 제거하여 피부톤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세 번째는 스킨케어적인 측면에서 활성성분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도 각질제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의 세 가지의 일부 치료적인 목적과 달리 문제성의 피부가 아닌 정상피부에서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이를테면 노화가 되면 각질탈락의 주기가 길어지고 각질이 제때 탈락하지 않게 되는데 각질제거는 정상적으로 각질이 탈락하도록 도와주며, 진피를 자극하여 콜라겐 섬유의 합성을 촉진하게 된다.
 
따라서 각질 제거란 단순히 위의 칙칙한 피부를 걷어내고 속에 있는 ‘새살’을 드러내 보이는 과정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각질제거는 느려진 각질주기를 회복시키고 이후의 재생을 촉진하는 과정으로 의미를 둘 수 있는데, 이는 일시적이지만 적절한 자극을 주어서 피부의 재생과정을 촉진하고 건강한 각질세포가 생성되도록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말은 각질 ‘제거’이지만 실제로는 각질 ‘재생’인 것이다. 이는 운동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근육과 몸에 자극을 주면 더욱 건강해지고 튼튼한 몸을 유지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듯이 적절한 타이밍과 방식의 각질제거를 통해 늘어져 있는 피부를 자극하여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움이 되는 ‘안티에이징’적 개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운동도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평상시 괜찮은 운동량과 강도라 하더라도 내 컨디션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는데 각질제거도 마찬가지이다.
 
각질 제거의 본연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각질제거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단순히 매끄러운 피부결을 위해서라든지 화장을 잘 받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부상태에 대한 고려 없이 자주 또는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각질제거를 하다 보면 정상적인 각질층의 손상을 유발하게 되며 이는 곧 피부장벽의 파괴로 이어져 민감성, 트러블성 피부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운동 후 휴식 및 영양보충이 중요하듯 각질제거후 과정도 마찬가지로 후처치가 중요한데 각질제거후 올바른 보호 및 보습 케어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적절한 재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각질제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호에서는 각질제거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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