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업계에서 사용 가능한 미용기기의 범위가 애매한 면이 없지 않은 반면, 사용이 금지되는 의료기기는 광범위하게 정의함으로써 사실상 미용업에서 합법적인 기기의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정확히 어떤 기기가 의료기기인지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편 중소기업청이 2016년 12월 28일 규제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소상공인 및 청년창업 현장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규제25건을 개선하기로 하였는데, 그 중 의료기기와 구분되는 별도 미용기기 사용을 허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의료기기의 정의가 폭넓게 규정된 만큼, 미용업에서 사용 가능한 미용기기의 범위를 규정하고 사용을 허용하는 입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용업에서 사용 가능한 기기의 범위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각종 기기와 이를 이용한 시술법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기들은 자칫 사람의 신체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혹시 이를 이용한 시술이 불법적인 의료행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단순히 판매자의 괜찮다는 말만 믿고 고가의 장비를 구입했다가, 그로 인하여 의료법 또는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처벌되거나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몰랐다는 항변은 통하기 어렵습니다. 이하에서는 미용업에서 사용가능한 기기의 범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서 미용업이란 “손님의 얼굴, 머리, 피부 등을 손질하여 손님의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영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행령에서는 이를 세분화하여 일반 미용업과 피부미용업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제4조 제2호 가목은 일반 미용업에 대하여 “파마·머리카락자르기·머리카락모양 내기·머리피부손질·머리카락염색·머리감기, 손톱과 발톱의 손질 및 화장,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눈썹손질, 얼굴의 손질 및 화장을 행하는 영업”으로, 같은 시행령 같은조 같은호 나목은 ‘피부 미용업’을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피부상태분석·피부관리·제모·눈썹손질을 행하는 영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미용업이란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행위만으로 한정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용업에서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여 미용행위를 한다, 의료기기지만 미용기기이기도 하다는 등의 변명 자체가 애초에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미용업에서 사용하는 기기가 의료기기에 해당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영업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료기기 구분 기준 세부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의료기기일까요. 의료기기를 정의하고 있는 의료기기법 제2조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의료기기라 함은 사람 또는 동물에게 단독 또는 조합하여 사용되는 기구·기계·장치·재료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으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제품을 말한다.”
1.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2. 상해 또는 장애의 진단·치료·경감 또는 보정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3. 구조 또는 기능의 검사·대체 또는 변형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4. 임신조절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안타깝게도 정확히 어떤 기기가 의료기기인지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구입하려는 혹은 사용 중인 기기가 의료기기인지 여부는 위 정의규정에 기초하여 법원이 해석할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판단에 도움을 드리기 위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하는 의료기기와 원칙적으로 의료기기에 해당되지 않는 개인용 건강관리제품을 구별하는 기준을 소개해 드리자면, 첫째 “사용목적이 비의료용인가”, 둘째 “위해도가 낮은가”입니다. 그리고 사용목적을 판단하는 기준은 ‘제조자 등에 의해 제공된 규격, 설명서, 정보 등에 표현된 제품의 사용방법과 같은 제조자의 객관적 의도’이며, 위해도 판단요소는 생체적합성 문제를 제기하는지 여부, 침습접인지 여부, 사용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사용자에게 상해, 질병이 발생하는지 여부, 위급한 상황을 탐지하는지여부, 기기의 기능이나 특성을 통제, 변경하는지 여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원에서 의료기기 해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판례로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의료기기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면 족하고 객관적으로 그러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가는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사용목적은 기구 등의 구조와 형태, 표시된 사용목적과 효과,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도811 판결)”한다는 판례를 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을 찾아보면, 품목과 등급을 나누기 위하여 나열된 것이긴 하지만 ‘의료기기의 품목’들을 찾아볼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미용업계에서 사용가능한 미용기기의 범위가 애매한 면이 없지않은 반면, 사용이 금지되는 의료기기는 광범위하게 정의함으로써 사실상 미용업에서 합법적인 기기의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이에, 미용업계에서는 계속적으로 사용가능한 미용기기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기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규제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소상공인 및 청년창업 현장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규제25건을 개선하기로 하였는데, 그 중 의료기기와 구분되는 별도 미용기기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 포함된 것입니다.

 

의료기기의 정의가 폭넓게 규정된 만큼, 미용업에서 사용 가능한 미용기기의 범위를 규정하고 사용을 허용하는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미용업계의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