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직원이 사라졌다] 1편 경력직 채용이 쉬웠어요
벨리시마 2018-04-02 1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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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국에서 에스테티션이 배출된다. 하지만 숍에서는 일할 신입직원이 없다. 신입직원이 원하는 대로 다 맞춰주 다가는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감에 아예 채용을 기피하고 있다. 복잡한 매듭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보 자. 우선 계약학과에서 배출된 인재 채용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글 오현지
현장에서 신입직원을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1인숍이 많거나 원장과 실장이 근무하는 숍이 많다. 30대~40대에 1인숍을 차린 원장은 흔하지만 20대 초·중반의 에스테티션은 규모가 큰 숍에서나 만날 수 있다. 다 어디 로 숨은 것일까.
기 인구 감소와 정원 미달 사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대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해마다 감소하 고 있다. 통계청의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고등학교에서 고등교육기관(대학교)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68.9%로 집계됐다. 2005년 82.1% 에서 계속 추락하고 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아예 고등학교 졸업 후 직 장을 갖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출산율은 더 최악이다. 2017년 총 출생아 수는 35만 8천 명이었는데 2016년보다 4만 9천 명이나 감소한 수치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으 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진학 할 학생들은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단 얘기다. 미용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학생을 모집해 대학(교)의 역할을 강화하며 취 업이 고민인 젊은 세대에게 길을 제시하고 산업체는 실력파 인재를 확보 할 수 있는 사회맞춤형학과가 대안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승 사회맞춤형학과의 이면
대학(교)-기업의 계약에 따라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졸업생은 바로 기업에 취직하는 사회맞춤형학과가 신설됐다. 지난해 교육부는 ‘2017년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이하 LINC+)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3,271억 원을 쏟아부었다.
교육부 박춘란 차관은 “LINC+대학의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은 사회맞춤형 인재양성과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 등 지역사회 혁신에 대학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부 역 시 대학과 산업 현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향후 LINC+사업 수행 대학의 성과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대학(교)에서는 사회맞춤형학과 유치로 생존의 길을 찾았고 젊은 층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줄였다. 에스테틱 업계는 사회맞춤형학과와 유사한 계약학과가 적용되고 있다.
계약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취업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산업체가 학생의 장학금 일부를 지원한다. 학생은 졸업 후 자신을 후원한 산업체에 바로 취업한다. 산업체가 원하는 인재 맞춤형 교육을 받은 학생은 신입직원으로 채용된다.
바꿔 말하면 계약학과 출신 학생은 졸업 후 바로 화장품 회사나 숍에 취업한다. 여기에서 현실적인 괴리감이 생긴다.
전 계약학과 출신 직원 고용, 선뜻 나설 수 없는 이유
계약학과 출신 직원은 정해진 연봉을 받아야 하는데 에스테틱 업계에서 신입직원의 근무는 것은 도제(徒弟) 교육* 영향을 받는다. 계약학과에서 기업과 숍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교육을 받아도 현장은 다르다. 고객이 만족할 수준의 관리를 하기까지 현장에서 익히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도제(徒弟) 교육
10세기 이후 중세 유럽에서 등장한 직업 교육의 형식이다. 기술이 뛰 어난 장인(匠人)의 도제가 되어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 방식이다. 장인 은 도제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기술 전수와 함께 인격, 가치 관, 인성 등에 영향을 끼친다. 도제는 약간의 경제적 보상을 받거나 아 예 무보수·봉사 개념으로 장인에게 가르침을 받는다. 도제가 장인에 게 교육비를 내지 않고 기술을 배운다는 개념이 깔려 있다.
숍이 경제적으로 부담해야 할 것은 계약학과 학생들의 등록금 지원+현장 실습비용+정부가 지정한 근로 조건에 맞춰 주는 임금(최저임금과 근무일 준수, 4대보험 혜택)이다. 병원과 피부과 등으로 고객을 빼앗기고 출혈경 쟁에 시달리는 개인 사업자가 큰 결심을 해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기다리며 계약학과 학생을 채용한다.
미래를 보고 인력에 투자했다 하더라도 부담감은 여전하다. 학교에서 잘 가르쳤더라도 현장에서 보는 고객의 피부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한 고객 이라도 숍에올 때마다 피부가 바뀌기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 에스테틱 브 랜드 회사도 쉬지 않고 새로운 테라피를 개발하고 신제품을 출시한다. 계약학과에서 배운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10년 차 이상인 에스테티션도 계속 디플로마를 취득하고 에스테틱 브랜드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갈고닦 는다. 그러니 계약학과에서 집중 교육을 받은 학생에게는 현실은 더욱 냉혹할 수밖에 없다.
숍에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① 계약학과 학생에게 등록금을 지원하며 기다리고 ② 현장실습비를 별도로 지출하며 ③ 졸업 후 월급으 로 157만 원을 주면서 채용해 계속 가르쳐야 한다. 후원금을 회수하기 위 해 월급의 일정 부분을 주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로 처벌을 받는다. 계약학과 학생에게 투자한 돈은 개인사업자가 책임져야 한다.
만약 숍에서 계약학과 학생에게 투자해 신입직원 고용을 보장받는 것에 회의적이라면 반대로 경력직을 채용할 수 있다. 157만 원보다 월급을 많이 주더라도 티켓팅이나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적용하면 숍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결 후배 양성이라는 막중한 과제 속 동상이몽
4차 산업혁명이 예고됐지만 에스테티션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다. 모든 상황이 에스테틱 업계에 유리하게 돌아가지만 내부의 상황은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계약 학과가 교육기관과 사업자, 학생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도제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신입직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잘못된 관행으로 척결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회가 달라 지고 신입직원이 노력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숍이 살아야 신입직원들이 꿈을 펼칠 공간이 있는 것이고 신입직원들이 성장해야 에스테틱 업계가 발전한다. 우리 모두가 이마를 맞대고 대화 하며 진중한 토의를 해 미래지향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호에서는 [신입직원이 사라졌다] 2편으로 원장과 신입직원이 겪는 갈등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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