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에센셜 오일 CO₂(이산화탄소) 공장 견학과 독일 여행(이은정 칼럼)
벨리시마 2016-10-25 11: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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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에센셜 오일을 CO₂공법으로 추출하는 오일 공장이 있다.
CO₂오일은 저온으로 순식간에 뽑아내기 때문에 식물 원래의 향을 유지하며, 식용과 화장품 원료 그리고 아로마테라피 등 그 활용도가 높다. 필자는 10년 넘게 거래해 온 회사와 공장을 방문해 오일 추출법 설명과 함께 오일 퀄리티 컨트롤 실험실, 원료 창고, CO₂저장소 등을 견학하면서 CO₂오일의 장점과 회사 제품을 접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독일인은 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며 독일인 특유의 정직함과 성실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글 · 이은정 영국아로마테라피 센터(ICAA)장, 대한아로마학회(KAEAS)장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가다
불가리아에서의 긴 여정을 끝내고 다시 로마로 돌아왔다.
여기서부터는 모든 일행의 일정이 달라졌다.
몇 분은 한국으로 귀국하셨고 프랑스로 가신 분도 계셨으며 우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갔다.
독일에는 에센셜 오일을 CO₂공법으로 추출하는 오일 공장이 있는 곳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를 렌트한 다음 2시간 정도 운전해서 레링엔(Rehlingen)이라는 도시에 도착하였다.
CO₂로 추출한 오일에 대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어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로마테라피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에센셜 오일은 ‘향기나는 식물에서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한 휘발성 정유(精油)’이다.
그러나 식물의 부위에 따라서 수증기 증류법으로만 추출되지 않는 오일들이 많다.
9월호에서도 언급했던 로즈 오일도 꽃에서만 추출하기 때문에 겨우 백만 송이에 1킬로그램이 나올까말까한다. 그래서 ‘코호베이션(Cohobation)’이라는 추출법을 통해 좀 더 많은 양의 오일을 추출하거나 또는 용매를 사용하여 로즈 오일을 추출하기도 하는데, 이를 ‘앱솔루트(absolute)’ 라고 부른다.
그래서 로즈오일의 경우 코호베이션을 통해 추출된 오일은 ‘로즈오또(Rose Otto)’로 가장 비싼 오일이며, ‘로즈 앱솔루트’는 용매추출법을 통해 생산되므로 향이 좀 더 진하고 많은 양의 오일을 생산한다. 그래서 로즈오또보다 가격이 1/4 수준이다.
이와 같이, 에센셜 오일은 여러 가지 추출법을 통해 생산해 낸다.
용매추출법은 이산화탄소(CO₂)를 용매로 사용하여 에센셜 오일을 추출한다.
이는 수증기 증류법과는 달리 저온(30~40도)에 고압(high pressed)으로 추출하는 게 특징이며, 말린 원료만으로도 추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CO₂추출법으로 된 로즈 오일은 생산할 수 없다.
CO₂오일의 특징은 저온으로 순식간에 뽑아내기 때문에 식물 원래의 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수증기 증류법에서 공기로 휘발되어 손실될 수 있는 모든 분자까지도 휘발되지 않고 다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된 오일보다 훨씬 진하기 때문에 소량을 사용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CO2 증류기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CO₂오일이 수증기 증류의 오일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나 양을 소량 쓸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더 경제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CO₂오일은 모두 식용으로 가능하다. CO₂오일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부분은 음식의 향신료이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이나 커피에 넣는 바닐라향이나, 파스타에 넣는 바질, 오레가노, 그리고 양주(Liquer)에 넣는 플레이버에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다.
그 다음이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원료 고유의 영양분과 향을 그대로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소량으로 충분히 효능을 낼 수 있다. 그래서 화장품이나 약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마지막 소비층이 아로마테라피이다. 아로마테라피에서는 수증기 증류의 오일보다 향기가 더 깊고 진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대신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저먼 카모마일 오일은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하면 카마쥴렌(Chamazulene) 성분 때문에 푸른색을 띄게 되지만, CO₂증류법으로 추출하면 식물 고유의 색깔인 초록색을 띄게 된다. 그래서 깊은 향을 원하는 아로마테라피스트들은 CO₂오일을 애용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독일에서만 CO₂오일 공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도나 불가리아에서도 추출되고 있다.
독일인만이 가지는 정직함과 성실함
수업시간에만 들었던 CO₂추출법을 직접 보고 또 오일도 사기 위해 공장을 찾았다.
여기는 전 본부장부터 10년을 넘게 거래해왔던 회사로서 거의 매년 유럽을 방문할 때마다 들르는 곳이기도 하여 담당자인 Mrs. Koch와는 친하게 지내고 있다.
코크 씨는 항상 반갑게 우리들을 맞아주었고 식사 대접은 물론 회사 견학도 시켜줬다.
코크 씨는 자기 회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며 독일 사람만이 가지는 정직함과 성실함을 보여주었다.
하루 종일 오일 추출법 설명과 함께 오일 퀄리티 컨트롤을 위한 실험실을 보여주었고 또 원료 창고, CO₂저장소를 통해 CO₂오일의 장점과 자기 회사 제품도 충분하게 설명했다.
우리와 같이 갔던 회원은 오일 향에 반해 CO₂오일만을 고수하게 되었다.
하루 종일 공장 투어를 끝내고 작은 호텔에 묵었다. 독일 시골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한적하고 깔끔한 호텔이었다.
그 다음 날 우리는 센터 회원들 가운데 독일에 거주하는 분과 같이 3시간 가량을 운전하여 독일 메칭엔(Metzingen) 아울렛으로 갔다. 거기서 모처럼 독일 맥주와 파스타를 먹으며 엄청난 수다와 얘기꽃을 피우면서 그동안의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독일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아울렛 쇼핑이 이어졌다. 유로(Euro)가 내려서인지 물건도 많았고, 가격도 엄청 저렴해 쇼핑하기 정말 좋은 곳이었다. 돈과 시간이 늘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마지막 날 우리는 다시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 관광 코스로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를 택했다. 하이델베르크는 언제나 멋있는 곳이었다.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여 졸업 후 처음 하이델베르크에 왔을 때와 거의 25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단지 예전과 달리 한국 슈퍼마켓, 한국 식당, 한국 관광객들이 아주 많아졌다는 게 다르다면 다를까?
예전에는 동양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독일이었지만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동양인, 특히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제품 하나 하나에 역사와 전통을 불어넣다
이제 유럽 관광은 특이할 것도 없이 모두들 한 번씩은 갔다 오는 곳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항상 동경의 나라였다. 외국(Foreign) 이라는 말 자체만 들어도 전율과 감동이 오기도 했었다.
외국에서 보는 물건이나 경치, 가게의 디스플레이, 글자 하나하나까지도 신기하게 여겼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모든 세계 각국의 브랜드 제품을 볼 수 있고, 이제는 외국보다 더 나은 디스플레이와 세련됨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흉내 내고 싶어하지만, 아직은 따라갈 수 없는 유럽만의 오래된 고유의 느낌이 그것이다. 제품 하나 하나에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유럽인들만의 고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독일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독일인만이 가지는 정직함과 성실함,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었다.
우리나라도 곧 쫓아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우리나라만의 고유성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아로마테라피 여행기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지면을 통해 조금이나마 아로마테라피를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여행이란 것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하나의 테마를 느낄 수 있는 여행’도 존재한다는 팁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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