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테라피스트 간의 무언의 대화
흔히 스킨십이라 부르는 ‘신체적 보살핌(Physical Affection)’은 테라피스트가 트리트먼트에서 사용하는 주요 케어방법이다. 고객에 대한 훌륭한 마사지나 손을 통한 피부 접촉은 상대방에 대한 헌신이 요구되는 부분으로 테라피스트는 자신의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신체적 보살핌을 활용하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충족시키는 스킨십의 핵심 요소는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사랑과 이해를 받고 있으며 신체적 보살핌이 친밀감과 믿음을 강화시킨다는 인식에 있다.
일단 손 관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테라피스트와 고객 간의 무언의 대화가 이루어지므로 쌍방이 이를 충분히 즐기는 것이 좋다.
 

 

신체적 보살핌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데 문지르기, 어루만지거나 쓰다듬기, 붙들거나 잡거나 받치기 등이 있다. 특히 등 관리를 시행할 때는 여타 트리트먼트보다 테라피스트의 에너지와 노력이 상당 부분 요구되므로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돌보려는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등 관리 시 남녀 간의 심리적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남성들은 자신의 파트너에게 강한 호감이나 사랑의 표현으로 등 관리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여성들은 신체적 접촉 자체를 즐기는 것에 중점을 둔다.

테라피스트들은 남녀 고객들을 상대할 때 이 같은 심리적인 차이점을 일정 부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등 관리를 받으러 온 한 여성 고객은 테라피스트에게 자신의 몸에 일절 손대지 말고 도구를 사용해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 여성은 신체에 누적된 피로를 풀고 싶었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숍을 찾았다며 결벽증이 의심될 정도로 다량의 휴지를 사용하는 등 해당 숍의 테라피스트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여성을 트리트먼트했던 원장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전문 기구만을 사용해 케어를 진행했고 차후 전문의를 찾아 의료적인 조치를 받을 것을 권했다.
 

이 원장은 “테라피스트는 자신의 손이 아닌 도구를 사용해 얼마든지 관리에 나설 수도 있으나 사실상 이 같은 고객은 에스테숍을 방문하는 것보다 전문의를 찾아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의 사례도 있다,
예민 피부 때문에 숍을 방문한 중년 여성은 기계와 팩 위주로 관리가 진행된다는 원장의 설명을 사전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라피스트가 직접 손으로 테라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 고객은 “그냥 얼굴에 팩만 올려놓는 관리라면 내가 집에서 관리했을 것”이라면서 테라피스트의 손 관리를 강하게 요구했다.
 

또 원장의 직접적인 케어만 선호하는 까다로운 고객들은 “원장의 손맛을 보고 해당 숍을 방문하는만큼 직원들의 관리는 별로 받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해당 원장이 출산 휴가로 일정 기간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직원들의 관리를 일정 기간 받은 다음에는 해당 테라피스트만 찾게 되었다고 한다.
 

강남에서 숍을 운영 중인 J원장은 직원의 이직이 잦은 숍은 성공하기 힘들다면서 이는 테라피스트의 손이 자주 바뀌면 고객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J원장은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과 원장은 신체적 보살핌을 통해 같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끝까지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로마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H원장은 고객 관리 시 수기가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H원장은 “테라피스트가 고객의 피부를 직접 느껴야 한다. 테라피스트의 섬세한 터치를 통해 고객의 피부 상태가 뜨겁다, 차갑다, 또는 에너지가 흐른다 등이 느껴지는 과정에서 테라피스트는 고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소통과 공감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또 에스테틱 전문 제품들을 함께 사용할 경우 손의 자연스러운 작용을 끌어내어 고객 트리트먼트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울 수 있어 테라피스트의 손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엄마 고객들 대다수는 다른 곳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다가 에스테틱 숍에 와서 그간 받지 못한 대우를 한꺼번에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이 많을 경우 테라피스트들이 자신에게 제때 신경을 써주지 못하면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다.
이 때 테라피스트가 자신의 손을 통한 케어를 시작하면서 해당 고객을 달래고 어루만져주면 부정적인 감정이 서서히 풀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기와 같은 성향을 가진 고객들은 손을 통한 케어로 몸과 마음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풀어줘야 하는 만큼 이 때 이루어지는 신체적 보살핌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에스테틱 종사자들 수는 많지만 깊이 있는 관리를 하는 테라피스트들은 생각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트리트먼트 방법을 정확하게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케어에 나설 경우 손목 관절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신입 시절부터 제대로 된 원장 밑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관리 시 요령과 테크닉이 접목되었을 때 테라피스트도 트리트먼트를 손쉽게 이어갈 수 있고 고객 역시 케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테라피스트도 사람이기 때문에 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테라피스트들은 고객과의 예약 시간을 정할 때 한꺼번에 많은 고객들과 만나기보다 일정한 간격으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자신이 담당하는 특정 고객과 특정 시간에 만나기를 선호한다.
한 에스테티션은 자신의 몸과 마음에 피로나 스트레스가 축적된 상태에서는 가급적 고객과의 약속을 잡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트리트먼트가 이루어진다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으로부터 나온 좋지 못한 기운이 고객의 몸과 마음에 전달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체적 보살핌이 질병을 호전시키기도
신체적 보살핌은 전문 테라피스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강과 인간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보살핌의 효과가 안정감에 있다고 주장하는 심리 전문가들은 신체적 보살핌이 불안감과 우울감을 완화시키고 두뇌 성장에도 좋은 영향을 줌으로써 집중력이 향상되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신체적 보살핌을 자주 받은 아기는 그렇지 못한 아기들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의학적 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 폐 등의 호흡 기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연구결과, 천식을 앓는 어린이가 매일 20분씩 테라피를 받은 후 약 한 달 만에 천식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신체적 접촉이 천식 완화의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B

 

미국에서 건강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 중인 David Benjamin 씨는 매일 애정어린 신체적 접촉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매일 매일의 기분을 향상시킨다.
서로 껴안거나 손을 잡는 등의 친밀감의 표시는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뇌에서 다량 분비시켜 신체 통증을 덜어내고 차분한 감정을 갖게 만든다.
 

혈압을 낮춰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로맨틱한 포옹을 나눈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혈압 수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로의 관계에서 자신이 상대방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 지를 표현할수록 상대방도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믿음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신체적 보살핌이 부족하면 사람간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고 공감을 갖기도 힘들며 이는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
 

더 큰 만족감을 갖게 한다.
서로 신체적 보살핌을 통한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될수록 인간관계의 만족도 또한 높게 나타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킨다.
이 역시 연구 결과로 나타난 바, 신체적 보살핌을 통한 관계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했다. 코르티솔은 신체의 불편함, 심리적 불안감, 각종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므로 일상생활 속 스킨십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한다.